[컨슈머 트렌드] 학습지 풀고 분유 마시고…'어른이'가 된 성인들
[컨슈머 트렌드] 학습지 풀고 분유 마시고…'어른이'가 된 성인들
  • 박서은
  • 승인 2019.06.14 09: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령화에 따른 새로운 소비층 변화

[컨슈머데이터뉴스 박서은 기자] 어릴적 가정방문 선생님이 오시기 전 밀린 학습지를 푸느라 정신 없다. 그리고는 밀린 숙제가 언제 귀찮았냐는 듯 선생님이 가시면 다시 방구석에 학습지를 던져놓고 놀러나간다. 한 친구는 어느날 '학습지를 잃어버렸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선생님께 딱 걸려서 된통 혼난 사연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렇게 풀기 싫었던 학습지를 최근 성인이 돼서 다시 찾는 사례가 늘고있다고 한다. 대체 무슨 이유일까?

■ 점심시간, 퇴근 후 30분이면 자기개발 '뚝딱'

ⓒ교원그룹
ⓒ교원그룹

시간적 여유가 없는 직장인들이 자기개발을 위해 학습지를 선택하고 있다고 한다. 교원 구몬 측은 성인 회원의 70% 이상이 일본어, 중국어, 영어 등 외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목적은 해외여행, 승진, 비즈니스 등 제각각이다. 성인 회원들은 매일 10~30분씩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문제를 풀고, 주 1회 선생님과 1대1 수업을 진행한다. 월 회비 3만원이면 가능한 일들이다. 수십만원에 달하는 학원이나 인터넷 강의보다 훨씬 효과적인 셈이다. 

내리막길을 걷던 학습지 업계에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저출산으로 인해 참여 학생수가 줄곧 감소해왔다. 여기에 인터넷 강의, 학원, 과외 등이 성장하면서 학습지는 '옛날 교육의 산물'로 치부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성인 회원들은 매년마다 꾸준히 늘어났다. 2013년 12월 1만8천명이던 구몬 성인 회원수는 2016년 4만 명, 2017년 5만5천 명, 2018년 5만 7천 명으로 나타났다. 2019년 2월 기준 성인 회원수는 6만1천 명을 넘어섰다.

학습지업계는 성인 회원들의 증가에 따라 타깃 설정을 재조정하고 있다. 구몬학습 공식 사이트에는 '어른도 학습하는 구몬'이라는 별도의 페이지가 마련돼 있다. 눈높이에서도 '전화 영어' '전화 중국어'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 학습지 업체 관계자는 "30분 미만의 시간으로 매일 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이 짜여 있기 때문에 업무시간 전이나 점심시간, 업무시간 후 짬을 내서 꾸준이할 수 있다는게 장점"이라고 했다. 이어 "평생학습에 대한 관심과 함께 성인 학습지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몰래 맛보던 아기 분유는 Bye~

아기 맘마를 타다가 '대체 이게 뭐가 맛있다고 그렇게 먹는걸까'라는 생각으로 한 숟갈 떠먹어 본 기억이 있다. 아내에게 등짝 스메시를 맞긴 했지만, 생각보다 달달한것이 맛있었다. 앞으론 성인도 분유를 당당하게 먹을 수 있겠다. 분유회사들이 '성인용 분유'를 속속 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난해 11월 출시한 매일유업의 셀렉스 '매일 코어 프로틴' 성인용 분유는 지난해 12월 현대 홈쇼핑, NS홈쇼핑에서 전체 물량이 매진될 정도의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최근 다이어트로 식단 관리를 하거나, 급히 끼니를 떼워야 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성인용 분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성인용 분유는 유아용 분유보다 단백질, 칼슘, 비타민, 마그네슘 등의 함량이 높다. 성인들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보충한 것이다. 제조 방법도 간단하다. 분말을 따뜻한 물에 타기만 하면 한 끼가 해결된다. 

남양유업과 일동 후디스도 올해 중 성인용 분유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대표 분유회사들이 이처럼 성인용 분유에 뛰어드는 이유는 '저출산'에 있었다. 저출산으로 제품 수요가 크게 감소하자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한 것이다. 우리보다 앞서 저출산을 겪은 일본에선 2014년 성인용 분유 시장이 개척됐다. 일본 유업 회사들은 의외로 성인들이 분유를 건강보조제 삼아 많이 먹는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후 빠르게 관련 상품을 출시했고 일정 성과를 내고 있다고 한다.

■ 출생아수는 줄어드는데, 기저귀 사용량은 '쑥쑥'

지난해 10월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일회용 기저귀 사용량'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국내 기저귀 사용량은 약 131억개였다. 2013년 20억 8073만 개, 2014년 224억 6253개, 2015년 26억 5456만 개, 2016년 29억 3450개, 2017년 30억 200만 개로 5년 새 사용량이 44% 이상 늘어났다. 

이상한 점은, 같은 기간 출생아수는 2013년 43만 6500명에서 2017년 35만 7800명으로 줄어들었다. 5년 새 출생아수가 18.02% 가량 줄어든 것이다. 초저출산 사회에서 왜 일회용 기저귀 사용량은 늘었을까. 이유는 노인 인구 급증에 있었다. 요실금, 부상, 치매 등으로 인해 기저귀를 착용하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판매량도 덩달아 오른 것이다. 앞으로 성인용 기저귀 사용량은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시 우리나라보다 앞서 초고령화 사회를 맞이한 일본은 성인용 기저귀 판매량이 영유아용 기저귀 판매량을 앞질렀다. 일본위생재료공업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2017년 성인용 기저귀의 생산량은 78억장에 이른다. 

그간 '아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제품들의 주인이 바뀌고 있다. 인구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이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2017년 이미 고령화 사회에 들어섰다. 초고령화사회까지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나무보다는 숲을 보는 기업이 미래의 먹거리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의핫뉴스 hot
당신이 좋아 할 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네티즌댓글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