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alk] "신차 개발 중입니다" 가상현실로 출근하는 개발자들
[Car-Talk] "신차 개발 중입니다" 가상현실로 출근하는 개발자들
  • 김현수
  • 승인 2019.06.18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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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서 3D 스케치, 부품 조립 실험 등…비용 절감만 '수백 억'

# SF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은 2045년 미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현실 세계는 황폐해지고 암울하지만, VR을 쓰고 가상 현실로 접속하면 누구든 원하는 캐릭터로 어디든 갈 수 있고 뭐든지 할 수 있게 된다. 이로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실 도피'를 위해 가상현실에 접속해 하루를 보낸다.

ⓒ컨슈머데이터뉴스DB
ⓒ컨슈머데이터뉴스DB

[컨슈머데이터뉴스 김현수 기자]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가상 세계와 현실을 오가는 영화같은 일이 자동차 개발·생산에도 접목되고 있다. 개발자들은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기기를 착용했다가 벗으며 가상현실과 실제 세상에서 자동차를 개발한다.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슈트를 개발할 때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이용해 제작하는 장면을 떠올리면 된다.

사실 자동차는 가상현실을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새로운 차종 한 대를 만들기 위해선 수천억 원의 개발비와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쌍용차가 2월 출시한 신형 코란도는 개발 기간 4년에 개발비만 무려 3500억 원에 달했다고 한다.

가상현실을 응용한 시뮬레이터를 자동차 설계 단계에서 이용하면 시간·비용 절약은 물론 결함 발생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 또 개발 단계에서는 모형을 만들 필요가 없고, 부품 정밀도를 점검해 결함 위험도 낮출 수 있다.

가상현실로 주행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는 볼보 개발자들 ⓒ볼보
가상현실로 주행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는 볼보 개발자들 ⓒ볼보

자동차 설계에 적용된 가상 시뮬레이터의 이름은 'CAVE'다. 컴퓨터 자동 가상 환경(Computerized Automatic Virtual Enviroment)의 약자다. 가상의 특정한 공간, 환경, 상황에서 인간의 오감을 자극해 실제와 유사한 체험을 제공하는 신차 개발 서비스다. 아직 영화보다는 기술 수준이 낮지만 제품 개발 분야에선 VR을 이용한 개발이 첨단 기술로 꼽히고 있다. 

CAVE는 처음엔 전투기와 같은 전쟁 무기 개발, 건축 디자인 설계 등에 사용됐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게임, 교육 등으로 영역이 넓혀졌다. CAVE는 3D 구현 시스템과 슈퍼컴퓨터를 통해 모든 데이터를 실물 크기로 보여준다. 사방이 막히고 컴컴한 공간에서 구현되기 때문에 이곳을 '동굴'(케이브)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프로그램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상용차 브랜드는 만트럭버스(MAN Truck Bus)다. 만트럭버스는 동굴처럼 폭과 높이가 각각 4m에 불과한 공간에 CAVE를 설치했다. 이곳에서 연구원들은 안테나같이 뿔이 여러개 달린 VR 안경을 착용한 뒤 스크린에 비친 영상 속으로 들어간다.

포드 가상현실 CAVE ⓒ포드
포드 가상현실 CAVE로 신차 디자인을 미리 살펴보고 있는 모습 ⓒ포드

마치 TV 리모컨같이 생긴 기기를 영상에 나온 부품 가까이에 가져간 뒤 버튼을 누르면 부품이 잡힌다. 연구원이 부품을 영상에 나온 차체 내부 한 곳에 갖다대면 부품끼리 결합하며 조립된다. 만약 독일이나 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는 연구원들의 지식이 필요할 경우, CAVE 시스템을 통해 가상공간으로 초대한다. 자동차나 비행기를 타고 직접 공장에 올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르노그룹도 CAVE를 자동차 개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만트럭의 CAVE와는 활용도가 조금 다르다. 르노는 CAVE를 내·외부 디자인, 운전자 드라이빙 포지션, 운전자 시각에서 바라본 디자인, 인터페이스 조작, 감성 프로파일 등을 검증하는 데 사용한다.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은 이를 통해 연구 결과를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르노는 CAVE 덕분에 모형 제작의 필요성이 사라져 연간 200만 유로(26억 원)을 절감하고 있다고 한다.

포드는 가상현실 소프트웨어 업체 '그래비티 스케치'와 손을 잡고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자동차 디자인 실험에 나섰다. 디자이너는 스케치 패드 대신 헤드셋과 컨트롤러를 착용하고 그래비티 스케치에 접속한다. 이후 디자이너가 가상현실에서 펜으로 스케치하듯 3D 디자인을 그려내면 그대로 구현된다. 이 역시 디자이너가 차량 스케치 안으로 들어가 탑승자 관점에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게 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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