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N insight] 하늘서 비행기 엔진 다 터져도 살 수 있을까?
[CDN insight] 하늘서 비행기 엔진 다 터져도 살 수 있을까?
  • 박서준 기자
  • 승인 2019.10.02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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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드슨 강의 기적·옥수수밭의 기적…운과 판단력이 해냈다

[컨슈머데이터뉴스 박서준 기자] 얼마 전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갑자기 차가 오른쪽으로 쏠렸다. 급히 계기판을 보니 타이어 공기압에 신호등이 들어왔다. '뭔가 문제가 생겼구나' 싶었다. 얼른 갓길에 주차하고 타이어를 살펴보니 못이 박혀있었다. 빨리 집에 도착해야 하는데,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발생했나 싶어 짜증이 확 밀려왔다. 낑낑대며 스페어 타이어로 교체했다. 8월 무더위가 이어지는 한낮에 사우나를 공짜로 체험했다.

이렇듯 사람이 살다보면 가끔 재수 없는 일을 당할때가 있다. '운명'이라고 하기엔 너무 속상하고 '불운'이라고 하기엔 억울한 일들 말이다. 여객기에서 새가 엔진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버드 스트라이크'도 이에 해당하지 않을까 싶다. 새 입장에서나 사람 입장에서나 둘다 대참사다. 그렇지만 우리가 여객기를 타고 이동할 때 엔진이 터져버리는 사고를 당해도, 바로 목숨이 위험한 건 아니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보잉, 에어버스 등에선 나머지 한 쪽 엔진으로 목적지까지 잘 비행할 수 있도록 설계해놨기 때문이다.

▲ 1996년 벨기에 공군 소속 수송기 C-130 허큘리스가 네덜란드 아인트호벤공항 인근서 조류와 충돌하며 좌측 엔진 두 개 모두 추력이 상실됐다. 통제력 상실로 활주로에 이르지 못하고 추락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41명 가운데 34명(조종사 4명 포함)이 사망했다.
▲ 1996년 벨기에 공군 소속 수송기 C-130 허큘리스가 네덜란드 아인트호벤공항 인근서 조류와 충돌하며 좌측 엔진 두 개 모두 추력이 상실됐다. 통제력 상실로 활주로에 이르지 못하고 추락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41명 가운데 34명(조종사 4명 포함)이 사망했다.

쉽게 말하면 제트키는 한 쪽 엔진이 망가져도 나머지 한쪽으로 균형만 잘 잡으면서 간다면 문제 없다는 의미다. 엔진이 고장나도 오토 파일럿 기능도 수행 가능하다고 한다. 엔진이 망가진 쪽으로 기수 각도가 꺾이겠지만, 어쨌든 이동 방향은 같다. 자전거로 따지면 자전거가 앞을 보고 가는 게 아니라 40도 각도로 꺾였으나 뭐가됐든 앞으로는 나아간다고 보면 되겠다.

조종사도 이런 상황을 대비해 시나리오 훈련을 받는다. 버드 스트라이크로 엔진이 고장나는 상황은 파일럿 훈련에서 가장 흔한 시나리오 중 하나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같은 일이 발생한 적 있다. 2016년 1월9일 오전 김포발 제주행 진에어 LJ303편이 이륙하자마자 새가 엔진에 빨려들어가 10분만에 회항하는 사건이 있었다. 사망자는 없었다. 비교적 최근인 2019년 4월11일 오전 김포공항 출발 제주도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도 엔진에 새가 빨려들어가 이륙 2분만에 긴급 회항을 했다. 엔진에서 불꽃까지 튀었지만 어쨌든 사람 안전에는 이상이 없었다.

▲'허드슨강의 기적'이다. 뉴욕 라과디아공항에서 이륙 직후 새 때와 충돌하면서 엔진 2개가 모두 꺼졌지만 조종사의 뛰어난 판단력으로 탑승자 155명(승무원 5명 포함)이 모두 구조됐다.
▲'허드슨강의 기적'이다. 뉴욕 라과디아공항에서 이륙 직후 새 때와 충돌하면서 엔진 2개가 모두 꺼졌지만 조종사의 뛰어난 판단력으로 탑승자 155명(승무원 5명 포함)이 모두 구조됐다.

그렇다면 엔진이 두쪽 다 고장나면 어떻게 될까. 만약 역대급으로 재수 없게 비행 중 양쪽 엔진 전부 새가 와서 들이받았다면 죽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걸까. 사실 엔진 두 개가 다 나가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상황인 것은 맞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목숨을 건진 사례는 가끔 있었다. 바로 '허드슨 강의 기적'이 대표적인 예다. 2009년 US항공 소속 1549편 항공기가 뉴욕 라과디아공항에서 이륙 직후 새떼와 충돌해 엔진 2개가 모두 꺼졌다. 회항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된 조종사는 근처 허드슨강 비상 착수에 기적적으로 성공해 탑승자 155명을 모두 무사하게 집으로 돌려보냈다.

2019년 8월15일 '옥수수밭의 기적'도 있다. 모스크바 주콥스키 공항에서 심페폴로 가던 우랄항공 에어버스 A321여객기가 이륙 직후 갈매기와 충돌해 엔진 2개가 고장났다. 그러나 기장의 믿을 수 없는 활약으로 근처 옥수수밭에 동체 착륙해 승객과 승무원 234명을 전원 생존케 했다. 평소 조종사들은 엔진이 전부 나갔을 경우 글라이더처럼 활강하면서 비상착륙 하는 연습을 한다. 위와 같은 사례들은 조종사들의 평소 혹독한 훈련이 빛을 발휘한 것과 인생 최고의 운을 끌어모은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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