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N insight] 여차하면 간다…6억짜리 美이민티켓 찾는 사람들
[CDN insight] 여차하면 간다…6억짜리 美이민티켓 찾는 사람들
  • 박서준 기자
  • 승인 2019.10.1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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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노마드족' 증가, EB-5 비자 인기

"대한민국 경제 더 성장할 수 있을지 믿음이 부족해졌습니다. 미래가 밝지 않은 한국을 떠나 좀 더 안정적인 여건이 되는 곳에서 살고 싶습니다"

[컨슈머데이터뉴스 박서준 기자] 지난 5일 서울시 역삼동 신한아트홀에서 진행된 '미국 투자 이민 설명회'에 참석한 사업가 박모(59)씨는 한 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설명회엔 미국 영주권에 관심 있는 30명만 한정 초청된 자리였다. 예상보다 참석자가 몰려들면서 보조 의자를 가져와야 할 정도로 인기였다.

최근 서울 강남권 호텔 등에선 매주 이민 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 투자 이민을 공부중인 자산가가 늘어나면서 부산·제주도 등지에서도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이들에게 특히 인기있는 것은 미국행 투자이민(EB-5)이다. 해외 한 이주알선업체는 "영어 점수나 투자액 등을 점수로 매기는 캐나다, 호주와는 달리 미국은 50만 달러(약 6억원)만 투자하면 비자를 받을 수 있다"면서 "특히 다음 달 21일 최소 투자금액이 90만 달러로 오른다는 소식에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 비자 발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이민 비자를 발급받은 한국인은 531명으로 1년 전 대비 배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베트남, 인도에 이어 투자이민 발급 국가 4위에 기록되는 수치다. 과거엔 40~50대가 자녀 등의 교육을 위해 영주권을 땄다면 요즘은 60~70대 고령층부터 20대 젊은 세대까지 불안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여차하면 한국을 뜰 수 있는 티켓을 사려고 몰린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김모(65)씨는 "열심이 돈 벌고 세금도 꼬박꼬박 잘 냈다"면서 "하지만 한국 사회는 점점 돈 있는 사람을 홀대하는 것 같아 이민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50대 참석자는 "가족끼리도 갈라서게 하는 지금의 정치 상황이나 미세먼지 등을 피해 쾌적한 나라에서 살고싶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을 '글로벌 노마드족' 현상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글로벌 노마드족'이란 취업이나 깨끗한 공기를 따라 주거지를 옮겨다니는 사람들을 뜻한다.

유원인터내셔널의 조현 대표는 "투자이민을 고려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아예 한국을 떠나는 게 아니라 교육ㆍ취업 목적에 맞게 세계 각국으로 잠시 주거지를 옮기는 경우"라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에는 아예 이주한 사람도 있지만 철 따라 머물다 가는 사람도 많아졌다"면서 "봄에는 한국의 미세먼지를 피하려는 사람들로, 여름과 겨울에는 자녀의 영어교육을 위해 '한 달 살기'를 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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