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alk] 걸리면 끝난다…'도로 위 하이에나' 사설 견인차
[Car-Talk] 걸리면 끝난다…'도로 위 하이에나' 사설 견인차
  • 박서준 기자
  • 승인 2019.10.14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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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차량 견인 관련 피해 총 1,200건

[컨슈머데이터뉴스 박서준 기자] 우리나라가 음식 배달이나 인터넷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사설 견인차까지 이렇게 빠를 줄은 정말 몰랐다.

사건은 지난 추석으로 거슬러 간다. 4일간의 배터지는 추석 연휴를 마치고 아내의 고향인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고 있었다. 천안 휴게소를 지날 즈음 슬슬 자동차 엉덩이에 빨간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내는 옆에서 곤히 자고있었고, 나는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라디오를 들으며 흥얼거리고 있었다. 

그때였다. 돌연 앞 차량이 브레이크를 꽉 밟더니 급정거를 했다. 덩달아 놀라 필자 역시 급하게 차를 세웠다. 앞차와 약 1~3cm 간격 앞두고 겨우 사고를 면한 것 같았다. 진땀을 식히며 충격 받은 아내를 다독이고 있었다. 

어디선가 '사고가 발생할 것 같으면 이상한 느낌이 든다'는 말을 들어본 것 같다. 백미러를 힐끔 봤는데 왠지 뒷차가 박을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등골이 오싹했다. 아니나다를까 뒷차는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내 차를 그대로 들이박았다. 필자는 그렇게 생전 처음 고속도로서 4중 추돌사고를 당했다.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에 당황해하고 있었는데, 한 남성이 급히 창문을 두드렸다. 

"차 렉카에 걸어드릴까요?"

그 남자의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와서 살펴보니 필자 차량은 뒷 범퍼만 깨진 상태여서 주행이 가능했다. 그에게 "제가 갓길로 이동할게요"라고 말했다. 남성은 사설 견인차 직원이었다. 그는 사고난 차량 4대를 모두 갓길로 인도하고, 다른 직원과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그는 필자의 블랙박스를 뜯어서 보기도 하고, 보험사에 전화를 걸으라며 안내하는 등 사고처리를 돕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정도 사고 정리가 됐다 싶었을 때 직원 2명이 앞뒤가 심하게 찌그러진 차량 2대를 끌고 '휭'하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놀란 가슴을 추스리고 다시 집으로 향하는 길, 아내와 이야기하던 도중 문득 '어떻게 사설 견인차가 그렇게 빨리왔지?'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집에 온 뒤 '사설 견인차'를 인터넷에서 찾아봤다. 이미 사설 견인차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하는 누리꾼이 한두 명이 아니었다. 특히 한 블로거를 운영하는 A씨의 사연이 눈길을 끌었다. A씨도 얼마 전 사설 견인차로 인해 골치 아픈 일을 겪었다고 한다.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글에 올라온 견인차 요금 청구서 ⓒ보배드림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글에 올라온 견인차 요금 청구서 ⓒ보배드림

운전경력 5년 차인 그는 자정이 지날 즈음 운전을 하던 도중 교통사고를 당했다. 교통사고 경험이 처음이었던 그는 당황한 마음을 추스르고 보험회사에 전화를 걸고 있었다. 막 통화 신호가 걸리는 순간, 사설 견인차 2대가 나타나 A씨의 차량에 고리를 걸어버렸다. A씨는 "사고 난 것을 어떻게 알고 왔냐"고 직원에게 묻자, 직원은 "사고현장을 지나가는 버스와 택시들이 사고 난 사실을 알려줘서 왔다"면서 "근처에 보험회사가 지정한 공업사가 있으니 차를 이동시켜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견인차 직원들이 고맙다고 느끼던 A씨의 감정은 머지않아 분노로 변했다고 한다. 3km 남짓한 거리를 이동한 견인차 직원은 돌연 차량을 멈추더니 "25만 원을 줘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도 저도 못한 A씨는 결국 돈을 지불해야 했다. A씨의 사례를 보니, 조금 전 사설 견인차가 끌고 간 차량의 주인들도 혹시 이렇게 당하지 않았을까 걱정이 들었다.

지난 2014년부터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차량 견인 관련 피해는 총 1,200건에 달한다. 특히 휴가철 차량 이동이 많은 8월에 피해가 가장 많았다. 이들이 흔히 사용하는 수법 중 하나는 '교통에 방해되기 때문에 갓길까지 빼주겠다'면서 결국엔 견인 값을 달라는 것이다. 또는, 운전자에게 '협력 업체가 있으니, 그곳으로 가면 렌트가 공짜다'라며 사고 운전자를 유혹해놓고, 나중에 수리비뿐만 아니라 견인비, 렌트 비용까지 한 번에 폭탄 요금을 청구하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중앙선 침범, 불법 유턴, 과속 등을 일삼으면서 사고 현장에 달려오는 사설 견인차들을 보고 '도로 위의 하이에나'라는 별명을 지어주기도 했다. 그렇다면, 사설 견인차에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아래와 같은 조언을 건넸다.

▲최대한 침착하고 신속하게 보험 회사에 전화해 렉카를 신청한다 ▲사설 견인차에 "보험사 렉카를 불렀다"고 단호하게 이야기 한다 ▲사설 견인차 직원이 자신의 차량을 절대 만지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혹시라도 렉카에 차를 견인하려 하면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찍는다 ▲명함은 절대 받지 않는다(나중에 동의를 얻었다고 우길 수 있다) ▲견인차량 번호를 기록해놓는다.

'화물차운수사업법'에는 미리 신고한 운임만 받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억울하게 바가지요금을 낸 뒤 구청에 신고한다면 돌려받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위의 6가지 사항을 확인하고, 사고를 당했을 경우 당황하지 않고 순서대로 처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에서 사고나 고장이 났을 경우, 가까운 휴게소나 톨게이트로 차량을 이동시켜주는 한국도로공사 '무료 견인 서비스'도 있다고 하니 사고시 참고하는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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