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alk] 최강 전투기 기술, 지상으로 내려오다 
[Car-Talk] 최강 전투기 기술, 지상으로 내려오다 
  • 김현수 기자
  • 승인 2019.10.25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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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회사, 전투기 터보엔진·HUD 등 車에 적용

항공기와 자동차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항공기는 자동차보다 한참 늦게 태어났다. 세계 최초 자동차인 독일 삼륜차 '벤츠 페이턴트 모터바겐'은 1886년에 처음 선보여졌다. 이후 17년이 지난 1903년 자전거 수리공 라이트 형제가 자동차의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플라이어 호'를 만들며 비행기 역사의 문을 열었다.

그러나 항공기는 제1·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자동차보다 더 사랑받는 존재가 됐다. 세계 각국은 자국의 승리를 위해 더 빠르고, 더 강력한 항공기를 만들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항공기는 발전을 거듭해 전투기로 진화했다. 이렇게 개발된 전투기용 기술은 전쟁이 끝나자 땅으로 내려왔다. 

■ 車업계, 괴수 '터보 엔진'을 길들이다 

1937년 스웨덴 공군 항공기 제작사로 시작한 사브(SAAB)는 종전 후 무기 수요가 줄어들자 자동차에 주력했다. 사브는 스웨덴 항공회사(Svenska Aeroplan AktieBolage)의 약자다. 사브 항공기 엔지니어들은 1947년 전투기 터보 엔진을 장착한 '사브 92001'을 최초로 선보였다. 

당시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와 성능으로 명성을 쌓았으나, 거칠고 다이나믹한 성능을 갖춘 레이싱카나 고성능 스포츠카 전유물로 치부됐다. 사브는 이에 1976년 세계 최초로 양산차에 터보 엔진을 장착한 '사브 99터보'를 연이어 출시했다. 하지만 이 역시 대중화까지 연결시키진 못한 채 고성능 자동차 분야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한동안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자동차 터보 기술은 2010년 이후 다시 고개를 들게됐다. 고유가와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자동차업계는 차량 몸집을 줄이지 않으면서도 기름을 덜 먹고 강력한 힘을 뿜어내는 뭔가가 필요했다. 업계는 이 해답을 터보 기술에서 찾았다. 

자동차회사들은 경쟁적으로 터보 기술에 뛰어들었다. 그러다보니 터보 엔진의 고질병으로 꼽혔던 터보 랙(Turbo lag)도 해결됐다. 터보 랙이란 출력이 높아질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터보차저 엔진 특유의 현상을 의미한다. 기존 터보차저는 공회전 때나 엔진회전수가 낮을 땐 흡기를 압축시킬 만큼 충분히 터빈이 돌지 않기 때문에 어느정도 엔진 회전수가 높아져야 출력효과 상승을 볼 수 있었다. 

업계는 이같은 문제점을 일체형 배기 매니폴드와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를 조합한 터보 시스템으로 해결했다. 배기 매니폴드는 4개의 배기관을 2개로 통합하고, 수냉식 실린더 헤드에 하나로 결합한 것을 의미힌다. 터보 랙이 사라지다보니 가속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낮은 RPM에서 높은 RPM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가속성능이 한층 강화됐다. 최근엔 터보 엔진 발전으로 고성능 스포츠카 뿐만 아니라 콤팩트 스포츠세단, SUV, 럭셔리 세단 등에도 적용되고 있다.

■ 차량 UHD의 아버지는 '전투기'

앞 유리에 목적지 방향, 속도 등을 노출시켜 운전자를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UHD)는 전투기에서 유래됐다. 전투기 앞 유리에는 각종 정보와 적기를 쫓는 레이더를 표시하는 UHD가 있다. UHD는 프랑스 전투기 제작업체 다소가 1980년 '미라지 2000'에 세계 최초로 장착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미국은 해당 기술을 F-15이글과 F-16 팔콘, 각종 헬기 등에 적용시키면서 본격적인 UHD의 시작을 알렸다.

차량용 UHD를 처음 선보인 자동차회사는 독일 항공기 엔진 회사로 출발한 BMW다. BMW는 2003년 차량용 UHD를 최초로 선보였다. 이후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토요타 등이 뒤따라왔다. 국내에선 기아자동차가 2012년 K9에 처음으로 장착했다. 최근엔 거의 모든 신차에 프리미엄 모델 기본 사양으로 적용하는 추세다. 현대차 코나는 국산 SUV 최초로 컴바이너(combiner)형태의 HUD를 이식했다. 

컴바이너 형태란 기존 운전석 앞 유리에 주행정보를 투사하는 기존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달리 별도의 유리가 운전석 계기판 뒤에서 올라와 주행정보를 나타내주는 시스템이다. 컴버이너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 운전자는 길 안내, 속도 정보, 작동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HUD는 앞으로 증강현실(AR)과 만나면서 또 한차례 진화를 할 것으로 보인다. 증강현실을 통해 운전 정보가 유리창에 3차원 이미지로 구현된다.

정보도 더 정확해지고 다양해진다. 기존 UHD는 단순히 화살표나 수치로 노출시켜 복잡한 도로나 교차로, IC 등에서 운전자가 헛깔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증강현실 HUD가 적용되면 운전자가 어느 길로 빠져나가야 하는지를 실제 도로상 위치에 정확히 표시해 줄 수 있다. 또 운전자가 계기판이나 네비를 보기 위해 시선을 돌리지 않아도 된다. 정보를 담은 영상을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되는 지점에 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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