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분쟁사례] "730만 원 주고 산 중고차, 알고보니 침수차래요" 
[소비자 분쟁사례] "730만 원 주고 산 중고차, 알고보니 침수차래요" 
  • 김현수 기자
  • 승인 2019.11.06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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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진은 아래 기사와 무관함 ⓒ컨슈머데이터뉴스DB
본 사진은 아래 기사와 무관함 ⓒ컨슈머데이터뉴스DB

[컨슈머데이터뉴스 김현수 기자] 이제 막 사회초년생 딱지를 뗀 20대 후반 A씨는 그동안 모아둔 자금으로 중고차 한 대를 매입하기로 결심했다. 인터넷이나 앱은 사기를 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에 인천에 위치한 한 중고차 매장에 직접 찾아갔다. 

A씨는 성격이 꼼꼼한 편이다. 중고차 매장에 들르기 전 유튜브로 '중고차 감별법' 등을 살펴보며 절대 자신은 중고차 사기에 당하지 않겠노라 다짐하고 공부했다. 그렇게 매장에 도착한 A씨는 한 눈에 쏙 들어오는 차량을 발견하고 이것저것 영상에서 본 대로 실험을 했다. 

차량을 소개하던 딜러는 A씨의 이런 모습을 보고 "어휴 사장님, 어디서 그 영상 보셨나보네요? 이거 다 소용없어요~"라며 그를 나무랐다. 괜히 민망해진 A씨는 조금 더 살펴보려 했으나 마음을 다잡고 해당 차량을 730만 원에 인도받았다. 

약 3일 후, 드디어 기다리던 A씨의 첫 차가 집 앞에 탁송됐다. A씨는 들뜬 마음에 차량을 받자마자 친구들을 불러 드라이브에 나섰다. 그러나 얼마 후 A씨는 진땀을 흘리며 당황하게 됐다. 고속도로에 타는 순간 차량이 시속 60km 이상 가속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서둘러 고속도로에 내려와 인근 정비소에 들렀다. 정비소 직원은 차량을 이곳저곳 살펴보더니 "이거 침수찬데요"라고 말했다. A씨는 또 한번 머리가 멍해졌다. 자신이 이 차를 구매할 딜러에게 해당 차량이 침수차란 정보를 전혀 듣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A씨는 정비소에서 전면유리 교환(14만 원+기술료 5만 원), 터보차저 교환(48만 원+기술료 22만 원), 부란자 교환(113만3천 원+기술료 15만 원), 인터쿨러 호스 및 파이프 교환(8천 원+기술료 8만 원), EGR 밸브 교환(3만 원)까지 총 252만100원을 내고서야 집에 올 수 있었다.

머리끝까지 화가 난 A씨는 곧장 딜러에게 향했다. 딜러에게 "왜 침수차란 고지를 하지 않았냐. 수리비 252만 원을 달라"고 따지자, 딜러 B씨는 "성능점검장에서 참수 이력을 적지 않았기 때문에 중고차성능점검기록부를 보고 침수 이력이 없다고 믿고 판매한 건데 왜 난리냐"며 돈을 줄 수 없다고 했다.

B씨와 한참 싸우던 A씨는 이내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에 위 사례를 신청했다. 소비자원은 해당 사례에 대해 결과적으로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수리비 252만100원 중 146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판결 사유는 다음과 같다.

자동차관리법 제58조 제1항은 자동차매매업자가 상품용 중고 자동차를 매도 또는 매매 알선할 경우 주요장비, 주요부품 성능, 사고에 따른 교환 및 수리 여부 등을 기록한 점검기록부를 매수인에게 건네야 한다. 또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제120조 제1항은 자동차매매업자에게 그 점검 내용을 보증하도록 하고 있으며,  자동차관리법 제58조의3 제1항에 따르면 딜러가 거짓으로 고지하여 매수인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할 경우 그 손해를 딜러가 배상해야 한다고 나와있다.

아울러 침수차량은 통상 수리하지 않으면 무사고 차량과 같은 정도의 안전성과 성능을 기대하기 어렵다. 수리를 하더라도 이전 상태처럼 완벽하게 복원될 수 없기 때문에 차량 가치 하락이 예상된다. 그러나 딜러 B씨는 전문가로서 차량의 상태 파악을 정확하게 파악해 A씨에게 신뢰도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하지만 형식적으로 성능점검자에게 발급받은 중고차성능정검기록부를 교부하는 데 그쳤기 때문에 자동차매매업자로서의 고지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중고차 거래 현실상 어느정도 사고 전력이 있는 차량이 매매된다는 점, 연식이나 주행거리를 봤을 때 상당히 노후화가 진행됐다는 점 등에 따라 A씨도 차량 상태를 확인할 의무가 있었으나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특히 전면유리 파손은 육안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A씨는 주의를 다하지 않았다. 수리 내역도 침수차 때문이라닌 인과관계를 밝히기 어렵고, 차량 환불 대신 보유를 선택해 아직까지도 운행하고 있는 점들을 토대로 배상액은 매매대금의 20%인 146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소비자원은 판결했다.

[참고 기사] 

"중고차 허위·미끼 매물, 자동차365 홈페이지서 확인하세요" 

[소비자 톡톡] 중고차 '악마의 유혹'에 빠진 2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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