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은행예금 1% 시대…'전세 종말' 다가오나
[부동산+] 은행예금 1% 시대…'전세 종말' 다가오나
  • 박서준 기자
  • 승인 2019.11.24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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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비율, 2012년 49.5%로 월세(50.5%)에 역전

ⓒ컨슈머데이터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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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데이터뉴스 박서준 기자] 전세란 세입자가 집 주인에게 보증금을 주고 집을 빌려 거주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전 세계를 통틀어 국내에만 유일하게 있는 독특한 임대제도다. 집주인은 전세금을 통해 자산을 증식할 수 있고 세입자는 월세처럼 달달이 돈을 내지 않고도 안정적인 주택 사용이 가능해 많은 이들이 이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전세제도가 곧 사라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은행 저금리 정책으로 인해 이자 수익률이 낮아지고 각종 규제로 부동산시장이 통제되자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시대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실제로 저금리로 인해 전세의 장점은 사라진 실정이다.

과거 은행금리가 높았던 시기엔 전세금을 은행에만 넣어놔도 연 7~8% 이상의 고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자율이 1~2%밖에 되지 않아 오히려 집을 관리하고 발생하는 비용들을 충당하다보면 더 손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여기에 쏟아지는 부동산 규제 정책들로 불안감이 커지면서 집값 상승 기대도 예전같지 않다 보니 전세보단 월세를 통해 은행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얻으려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2018 주거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전세 종말론'에 더욱 힘이 실린다. 자료에 따르면 전월세 임차가구 중 월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6년 전세 54%, 월세 45%로 월세가 더 낮았으나, 2010년 전세 50%, 월세 49%로 월세 비율이 점차 상승하더니 2012년엔 전세 49.5%, 월세 50.5%로 상황이 역전됐다. 

이대로라면 금방이라도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시대가 도래할 것만 같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2016년부터 전세 60.5%, 월세 39.5% 비율로 2018년까지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왜 전세시대는 이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는 걸까. 그것은 바로 낮은 금리의 전세자금대출상품이 다양해지면서 전세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 '2018 주거실태조사'
ⓒ국토교통부 '2018 주거실태조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세자금대출이나 주택기금의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중소기업청년 전세자금대출 등을 활용하면 월세보다 전세로 살 때의 이자율이 훨씬 저렴하다. 예를들어 전세 9000만 원짜리 집을 월세로 거주할 경우 보증금 1000만 원에 월 50만 원이다. 그러나 은행에서 연 1.6~2.3%의 낮은 금리로 전세금 대출을 이용할 경우, 월 이자료는 14~19만 원으로 뚝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월세보다 전세자금대출을 활용한 것이 약 20만 원 이상 저렴하게 되는 것이다.

저금리 전세대출을 악용하는 일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빌라나 다세대주택 구입시 대출금을 이용해 '갭투자'를 하는 것이다. 갭투자는 1억짜리 집을 8500만 원의 전세금을 끼고 구매할 경우 자본은 1천500만 원만 들어가게 된다. 2년 후 이 집의 부동산값이 상승해 1억1000만 원이 됐다고 한다면, 이익금은 2천500만 원이 된다. 이같은 차익을 노린 것을 '갭투자'라고 한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주로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비교적 규제가 적고 투자금이 낮은 빌라의 갭투자가 늘어났다. 또 전세보증금을 실제 거래액보다 높여 계약을 체결하는 '업계약'도 고개를 들고있다. 예를들어 실제 전세금은 1억이지만, 계약서에는 1억3000만 원이라고 기재한다. 이럴 경우 정부의 전세자금대출 한도가 보통 임차보증금의 70%이내이기 때문에 전세대출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된다. 결국 세입자는 자기 돈을 거의 안들이고 대출로만 전세자금을 마련할 수 있고, 집주인은 세입자의 보증금을 높게 받음에 따라 소액으로 빌라를 추가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는 지난 11월부터 9억원 이상 고가주택 보유자들에게 전세대출 공적 보증을 불가능하도록 막는 개인보증시행세칙 개정안을 시행했다. 전세자금대출 공적보증 대상 조건에는 주택보유수 1주택 이내, 본인 또는 배우자의 합산 연소득 1억원 이하에 주택가격 9억원 이하가 추가됐다.

주택금융공사 역시 보금자리론을 받은 뒤 집을 구매하고 동시에 전세자금보증까지 받아 전세로 거주하는 것에 제지를 가하기 시작했다. 이에따라 보금자리론을 이용하는 사람이 전세자금보증도 신청할 경우 보증료를 더 높게 지불해야 한다. 서민을 위한 정책이 만들어지면, 이를 악용한 사례가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 저금리 전세자금대출의 목적이 서민 주거안정에 기여하는 것인 만큼 꼭 필요한 청년층이나 서민층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철저한 정책 모니터링과 실행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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