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N insight] 맥주 피처, 25일부터 사라진다…주류업계 '비상'
[CDN insight] 맥주 피처, 25일부터 사라진다…주류업계 '비상'
  • 박서준 기자
  • 승인 2019.12.21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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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자원재활용법, 주류 특성 전혀 고려하지 않아" 비난

ⓒ컨슈머데이터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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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데이터뉴스 박서준 기자] 환경문제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오는 25일부터 '자원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을 시행한다. 해당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당장 주류나 음료수, 화장품 업계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맥주 시장에서는 갈색 페트병이 사라지게 된다. 분홍색이나 초록색에 담겨있던 음료들도 투명 플라스틱으로 이사를 가야한다. 금빛 화장품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자원재활용법의 골자는 ▲재활용이 어려운 PVC로 만든 포장재, 유색 패트병, 일반 접착제를 쓴 페트병 라벨 사용 금지 ▲오는 25일부터 개정안 시행 ▲사용금지 대상 제품에는 개선 명령이 내려지고, 명령 후 1년 이상 개선하지 않을 경우 판매 중단 또는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 부과 ▲포장재는 재활용 용이성에 따라 최우수, 우수, 보통, 어려움 등 4단계로 등급화해 의무 표시 ▲환경부는 등급을 기준으로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분담금 차등화 실시 등이다.

정부가 이처럼 유색 페트병을 금지하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페트를 재활용 할 때 재생섬유를 만드는데 유색 페트병은 이 과정에서 착색 문제가 있다. 또 이물질이 많이 나와 재활용으로 생산하는 재생섬유 품질도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맥주 페트병은 3중막 비닐 필름을 사용해 재활용 자체가 힘들다는 문제가 있었다.

당국과 업계는 적어도 지금으로선 투명 플라스틱을 사용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로인해 규제 영향에 놓인 기업 등은 약 970억 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반 시민들은 25억300만 원 가치의 혜택을 입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긍·부정적 측면이 갈라지는 가운데 '컬러 마케팅'과 작별해야 한다는 사실은 기업과 시민 모두 씁쓸한 부분이다.

주류업계는 발빠르게 페트 소주는 초록 페트병에서 투명 페트병으로 교체했다. 하지만 페트 맥주는 아직도 숙제로 남아있다. 맥주 페트병은 제품 변질 방지를 위해 삼중 구조로 제작된 '갈색 페트병'을 이용한다. 투명 페트병을 이용할 경우 맥주가 변질 위험에 노출된다는 뜻이다. 페트 맥주는 일명 '피처'라는 이름으로 전세계에서 우리나라만 제공되고 있다. 국내 맥주 판매량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피처 맥주 생산 자체를 포기하는 방향까지 검토하고 있다. 규제 산업이라는 주류업계 특성상 국내에서만 생산·소비되던 맥주가 사라질 경우 수입 맥주가 빈 자리를 메꿀 가능성이 높다. 수입 맥주는 비교적 국산 맥주에 비해 규제를 피해나가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최근 갈색 페트병 대신 친환경 유리병이 제작돼 대체용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일반 유리병 대비 43% 가볍고 100% 재활용 된다. 다만 생산단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아 페트병 대체시 가격 변동이 얼마나 크게 작용할지 예상하기가 어렵다.

와인이나 위스키 등 수입 주류는 사실상 한국만 법에 맞춰 용기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국과 EU는 세계무역기구(WTO)와 무역상기술장벽협정(TBT)에 한국 정부의 이같은 규제는 일종의 '무역 장벽'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칠레, 호주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들은 우리나라 환경부에 해당 규제를 반대하는 의견서를 제출했으며, 한국수입주류협회 역시 유색병 규제 반대 의사를 정부에 전달했다. 

와인은 산화 및 변질 방지를 위해 직사광선이 투과되지 않은 짙은 색의 병을 사용하고 있다. 위스키는 위조 방지를 위한 이중 캡 및 홀로그램 라벨 등을 부착한다. 특히 위스키는 라벨을 제대로 붙이지 않을 경우 식약처의 지적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환경부는 '제거가 용이한 라벨을 부착하라'고 지시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는 "주류의 특성을 전혀 이해하지 않은 채 재활용에만 초점을 둔 개정안"이라며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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