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alk] 아동 착취의 산물, 두 얼굴의 전기차
[Car-Talk] 아동 착취의 산물, 두 얼굴의 전기차
  • 김현수 기자
  • 승인 2020.03.27 07: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업들, 논란 불거지자 '착한 코발트' 위한 프로젝트 가동

코발트 보석 ⓒ온라인 커뮤니티
코발트 보석 ⓒ온라인 커뮤니티

[컨슈머데이터뉴스 김현수 기자] 2007년 개봉된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Blood diamond)는 영원한 사랑을 상징하는 아름다운 보석 속에 숨어있는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영화 제목인 '블러드 다이아몬드'는 내전이 벌어지는 콩고 등 아프리카 나라에서 채굴돼 불법 거래되는 다이아몬드를 뜻한다. 납치된 사람이나 어린이들이 위험한 광산에서 채굴하며, 독재자 등은 판매로 벌어들인 수익으로 무기를 사들여 수많은 사람들을 죽인다. 피의 보석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환경을 위해 각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잇는 전기차에도 불편한 진실이 숨겨져있다. 전기차의 심장인 배터리를 만드는 데 '코발트'라는 원소가 사용된다. 코발트는 푸르게 빛나는 아름다운 원소로 기호는 Co다. 독일 전설 속에 등장하는 도깨비 '코볼트'에서 유래됐다. 이 광석은 고대부터 아름다운 재료로 인정받아 유리, 도자기 등 사치품을 만드는 데 이용됐다. 이집트 파라오 투탕카멘 묘나 이슬람 모스크의 푸른 모자이크 타일에서도 코발트를 발견할 수 있다. 

광산에서 채굴중인 콩고 광부 ⓒ온라인 커뮤니티
광산에서 채굴중인 콩고 광부 ⓒ온라인 커뮤니티

코발트는 최근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기 자동차뿐만 아니라 노트북, 스마트폰 등 IT기기 배터리에도 사용되고 있다. 리튬,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 원재료 중 가장 핵심 재료이며 원가 비중도 높고 수준도 까다롭다. 전기차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가격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2016년에는 톤당 2~3만 달러 수준이었으나 소비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9만5500달러까지 올랐다. 이때문에 일각에선 '4차 산업혁명의 다이아몬드'라고 부르기도 한다.

코발트 최대 생산국은 중부 아프리카 적도에 위치한 콩고 민주공화국이다. 세계 연간 생산량의 60%를 차지한다. 콩고는 오랜 독재와 내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나라다. 열약한 교육 환경으로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하거나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들은 생계를 위해 하루 12시간씩 광산에서 일하며 1~2달러를 받는다고 한다. 

국제인권단체 국제엠네스티는 지난 2016년 1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소식을 폭로했다. '블러드 다이아몬드'처럼 '블러드 코발트'가 될 처지인 셈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몇몇 코발트 원소를 사용하는 기업들은 콩고산 원소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BMW그룹은 5세대 전기차가 생산되는 2020년부터 적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삼성 SID, 바스코 등도 '착한 코발트' 채굴을 위한 프로젝트를 콩고 정부와 협력해 진행한다고 전했다.

'코발트' 관련 키워드 ⓒ빅카인즈
'코발트' 관련 키워드 ⓒ빅카인즈

LG화학은 최근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로 광물 관련 글로벌 협의체 'RMI'(Responsible Minerals Initiative, 책임 있는 광물 조달 및 공급망 관리를 위한 연합)에 가입했다. 환경 및 인권을 고려한 투명한 공급망 확보를 위해 세계 1위 코발트 생산 회사인 스위스의 글렌코어(Glencore)와 약 3만톤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매해 제3의 기관으로부터 코발트 생산 과정에 대한 외부 감사를 받기로 합의했다.

이밖에도 폭스바겐은 협력사가 전기차 배터리 원재료 구매 및 제작 과정에서 환경·사회적 책임을 이행했는지 평가하는 '지속가능 등급제'를 시행하겠다고 했다. 런던금속거래소는 광물 수급 과정서 아동 착취가 이뤄지지 않도록 2022년부터 책임 있는 광물 수급 기업에만 플랫폼 거래를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국제 지침을 준수하지 않았다면 거래 금지 또는 상장 폐지를 이행한다는 계획이다.

 

오늘의최신기사 hot
당신이 좋아 할 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네티즌댓글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