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N insight] '전면폐점' 삐에로쑈핑, 왜 실패한걸까
[CDN insight] '전면폐점' 삐에로쑈핑, 왜 실패한걸까
  • 이준형 기자
  • 승인 2020.01.27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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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가성비 모두 놓쳐…업계 "애매한 포지셔닝, 애초부터 무리"

[컨슈머데이터뉴스 이준형 기자]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의 야심작으로 알려진 만물잡화점 '삐에로쑈핑'이 출범 1년6개월만에 문을 닫게 됐다. 연매출 8조원에 달하는 일본의 대형 유통업체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한 삐에로쑈핑은 젊은 층 고객을 중심으로 야심차게 출시됐지만 결국 대규모 적자를 내며 골칫덩이로 내몰렸기 때문이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지난 10월 이마트 구원투수로 영입됐다. 이후 강 대표는 올해 기존 점포의 30% 이상을 리뉴얼하고 삐에로쑈핑, 일렉트로마트 등 전문점 사업을 수익성 중심으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인사 공고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구조조정안을 내놓으며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암시한 바 있다.

삐에로 쇼핑은 지난 2018년6월 정 부회장이 직접 "1년간 모든 걸 쏟아 부어 준비했다"며 자신있게 내놓은 브랜드다. '펀&크레이지'를 콘셉트로 재미있는 상품과 미친 가격을 앞세웠다. 매장은 1000원대 상품부터 명품까지 4만여개 상품이 압축 진열(바닥부터 천장까지 선반에 물건이 가득 채워 판매되는 형태)된 모습으로 이뤄져있다. 직원마저 '저도 그게 어딨는지 모릅니다'라는 문구가 인쇄된 티셔츠를 입고다닐 정도다. 삐애로쑈핑은 이를 통해 고객이 탐험하듯 매장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오랜시간 머물길 바랬다. 

ⓒ펄스K
'삐에로쑈핑'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어 분석 결과 ⓒ펄스K

초기엔 이같은 전략이 일정부분 통하는 모양세였다. 지난해 1월20일~7월20일까지 '삐에로쑈핑'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 결과 긍정 83% 부정 16%로 긍정적 언급이 5배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어로는 '재미있다' '좋다' '풍부' '선호' '즐겁다' 등이 언급됐다. 반면 부정어로는 '힘들다' '안되다' '부담' '아쉽다'등이 꼽혔다. 

딥러닝 인공지능 모델로 '삐에로 쇼핑'과 관련된 빅데이터 정보를 14가지 감정으로 세분화해 분석했다. 그 결과 '삐에로쑈핑'에 대한 감정은 전체 합산 기준으로 '좋음'(38%), '싫음'(29%), '기대'(18%), '슬픔'(5%) 등 으로 나타났다. 부정적 감성어를 언급한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실속 없다' '가격이 저렴한지 잘 모르겠다' '매장 가기 힘들다'는 반응이었다. 한 네티즌은 "2시간동안 돌아다녀서 음료수 2개와 미용용품 1개 사서 총 1만 원 정도 썼다"며 "크게 살만한 물건도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가격대가 크게 저렴한지 잘 느껴지지 않았다. 차라리 다이소가 나은 듯"이라며 쓴소리를 남기기도 했다. 좋은 구경거리가 되긴 했지만, 정 부회장은 이때부터 부정적 감성어에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펄스K
ⓒ펄스K

업계 역시 삐에로쑈핑이 상품과 가격 둘 다 놓쳤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대형마트나 다이소 등 기존 유통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삐에로쑈핑이 대다수 대형 쇼핑몰에 입점해있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접근성이 떨어졌다. 일본 돈키호테는 단독 건물을 통째로 사용해 24시간 영업 전략을 펼쳤다. 이는 밤늦도록 쇼핑하고 싶은 외국인 관광객의 취향과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삐에로쑈핑은 쇼핑몰 문이 닫으면 함께 점포를 마감해야 했다. 24시간 영업은 커녕 몰의 통일성을 위해 개성 있는 점포 운영도 제한받는 경우가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애초부터 콘셉트에 무리가 있었다. 돈키호테는 상품별로 코너가 나눠져 있으나 삐에로쑈핑은 정돈도 안되고 어수선한 느낌"이라면서 "가격도 애매모호하다. 저가 제품은 대형마트보다 비싸고 고가의 명품은 누가 잡화점에서 사고싶겠나"라고 지적했다. 결국 삐에로쑈핑을 포함한 전문점 사업은 연간 900억 원의 적자를 내며 폐점을 앞두게 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 수익성 제고를 위해 부츠와 일렉트로마트 등 기타 전문점도 효율이 낮은 점포들은 폐점할 계획"이라면서 "전문점은 높은 임차료 등으로 수익 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이마트의 경영효율을 높이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과감한 사업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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