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톡톡] 무료라더니 속았다!…'다크넛지' 덫에 빠진 소비자들
[소비자 톡톡] 무료라더니 속았다!…'다크넛지' 덫에 빠진 소비자들
  • 김현수 기자
  • 승인 2020.02.08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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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분석 결과 구글·애플 앱스토어 연관어로 등장
소비자원 "앱 결제 후 해지 방해, 관련 법안 개정해야"

'소비자 톡톡'은 컨슈머데이터뉴스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소비자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억울하고 황당한 사연을 하소연할 곳이 없으신가요. 컨슈머데이터뉴스에서 집중 조명해드립니다. '소비자톡톡'은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 '일본 항공권 왕복 3만 원, 1월 30일까지만 특가 할인 행사중' 인터넷을 뒤적이던 이아름(26·회사원)씨의 눈에 한 홍보 배너가 포착됐다. 안 그래도 훌쩍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는데 잘됐다 싶었던 그는 거리낌 없이 광고를 클릭했다. 여행 일정과 공항 등 자세한 일정을 설정한 뒤 최종 가격을 확인한 그는 짜증이 확 났다. 3만 원이라고 했던 항공값이 돌연 14만8천 원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 이영준(28·회사원)씨는 에어비앤비로 숙소 예약을 할 때마다 의문이 들었다. 처음에 본 가격과 결제단계에서의 금액이 항상 큰 차이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자세히 살펴보니 결제 단계에서 청소비와 서비스 수수료 등이 붙었다. 이 씨는 화가 나지만서도 다른 숙소를 또 알아보기 귀찮아서 그냥 결제하기로 했다.

ⓒ에어비엔비
ⓒ에어비엔비

[컨슈머데이터뉴스 김현수 기자] 선택을 번복하는 것을 귀찮아하는 '귀차니즘' 소비자들을 노린 '다크 넛지'가 활개를 띄고 있다. 다크 넛지란 팔꿈치로 몸을 툭툭 찌르는 '넛지'와 어두움을 뜻하는 '다크'가 합쳐진 신조어다. 소비자들을 무료·할인 행사로 유인해 서비스를 구독하게 한 뒤 고지 없이 가격을 올리거나 해지를 방해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핵심은 소비자의 혼을 빼 물흐르듯 결제 버튼을 눌러버리게 만드는 것이다.

앞선 사례처럼 실제로 에어비앤비 앱으로 직접 예약시도를 해자 다크 넛지가 작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격 범위 설정 란에 1만~5만 원 사이로 저장해두자 1박에 3만9608원짜리 숙소가 상단에 검색됐다. 해당 숙소를 클릭한 뒤 날짜와 인원수를 선택하자 갑자기 결제금액이 11만9674원으로 올랐다. 

에어비엔비는 이같은 사안에 대해 다크 넛지가 아닌 날짜 설정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에어비엔비 측은 "먼저 날짜를 체크한 뒤 검색하면 가격 변동은 없을 것"이라면서 "서비스 수수료는 숙박 일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날짜 미선택시 1박당 숙박비에서 제외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어디에도 이같은 안내는 없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볼 수 있다. 중고차 사이트에서 '아우디 A8 800만 원'이라고 적힌 문구를 보고 현장에서 직접 살펴보려고 하면, 아우디 A8 제품은 이미 팔렸다거나 번호판이 다른 제품을 내놓고 비용을 뻥튀기한다. 딜러들은 '전 차주에게 연락해서 실제 매수 비용을 확인해야 한다' '다른 좋은 차량이 있는데 그걸 보여주겠다'며 유유히 다른 제품으로 안내한다. 

음원사이트도 다크넛지가 빈번한 서비스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소비자원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1372 소비자 상담센터에 접수된 '디지털 음원 서비스 이용'을 분석한 결과, 이와 관련된 소비자 불만 건수는 886건으로 확인됐다. 이 중 '할인행사 후 이용권 자동결제'를 포함한 요금 불만이 51.3%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음원 이용은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결제가 가능하지만, 아이폰의 경우엔 결제 해지가 PC만 가능하다. 멜론을 수년간 이용해온 최모(26·회사원)씨는 첫 달 무료 이벤트로 가입을 시작했다가 6년째 이용 중이다. 그는 "해지가 복잡하기도 하고 이용 요금이 소액이라서 그냥 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카인즈
ⓒ빅카인즈

메모 작성 앱인 '에버노트'를 사용하고 있는 위모(33)씨는 최근 앱 해지를 고민하고 있다. 그는 현재 프리미업권을 구독하며 1년에 5만 원씩 돈을 내고있다. 위씨는 "소프트웨어 구독권은 연간이용시에만 할인이 있어서 1년 구독을 신청했다"면서 "1년에 5만원인데 이걸 해지해서 어디다가 쓸까 귀찮기도 하고 또 혹시나 쓸 일이 있을까 싶어서 2년째 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빅데이터 분석 프로그램 '빅카인즈'로 1000개 가량의 기사들을 분석한 결과, 다크넛지와 관련된 연관어로 '구독경제' '구글플레이스토어' '애플앱스토어' 등이 꼽혔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구글플레이스토어와 애플앱스토어에서 구독 결제를 제공하는 앱 50개를 조사한 결과, 무료 기간 경과 후 유료로 전환하는 앱은 26개였다. 해당 앱들은 모두 사전 동의를 얻고 있었지만 유료전환 3일 전 결제예정이라고 고지한 앱은 2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명대 경제금융학과 이준영 교수는 "다크넛지는 소비자가 게을러서 생긴다는 오해가 있는데 사실은 기업이 소비자의 충동구매와 소비관성을 유도하면서 나도 모르게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에서는 소비자가 정보과부화로 무엇을 선택해야 할 지 모르는 상태기 때문에 다크넛지에 빠지기가 더 쉽다. 기업은 몇 번 클릭으로 소비가 가능한 온라인 특성을 고려해 소비자의 구매장벽과 지불저항이 낮은 점을 노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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