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0만 유저' 당근마켓, 종교 권유·19금 착샷 요청…이대로 괜찮을까
'890만 유저' 당근마켓, 종교 권유·19금 착샷 요청…이대로 괜찮을까
  • 박서준 기자
  • 승인 2020.08.0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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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거래 특징, 오히려 독으로 돌아올 수도

# 평소 중고 직거래 애플리케이션 '당근마켓'을 자주 이용하던 주부 A씨는 안쓰는 화장품을 판매하려고 글을 올렸다. 곧이어 구매를 희망하는 40대 남성이 자신의 의사를 밝히며 A씨의 집 주소를 요청했다. 얼마 후 40대 남성이 집 앞으로 찾아왔다. A씨는 화장품을 들고 아랫층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거래를 요구한 40대 남성은 A씨를 보자 "여기까지 왔으니 차라도 한 잔 달라"면서 A씨의 집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A씨는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소름이 끼친다"고 호소했다.

# 직장인 30대 여성 B씨는 '당근마켓'에 자신이 입던 미니스커트를 판매하기로 했다. 당근마켓 특성상 제품 사진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B씨는 아무 생각없이 자신의 미니스커트 착용 사진을 올렸다. 얼마 후 B씨는 쏟아지는 메시지에 깜짝 놀랐다. '원피스 있으면 한 번만 입고 판매해달라' '몸매가 좋으신 것 같다'는 등 불쾌한 메시지들을 받았기 때문이다. B씨는 "이번 일 이후부턴 절대 착용샷을 올리지 않고 있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최근 '당근마켓'이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거래시 개인 정보를 얻은 뒤 종교 권유를 하거나, 성추행·성희롱을 하는 등의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근마켓은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됐다. 동네별 거래가 용이하다는 등의 장점이 소문으로 이어지면서 이용자들은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 3월 550만 명, 4월 700만 명, 5월 840만 명, 6월 890만 명 등으로 늘어났다. 

당근마켓은 '매너온도'라는 제도를 도입해 판매자의 신뢰도를 관리하고 있다. 거래 완료시 구매자가 판매자의 매너를 평가할 수 있고,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질 수록 매너온도 역시 올라간다. 문제를 일으키는 유저는 '신고하기'를 통해 이용을 중단시킬 수도 있다. 앱 내 신고가 접수되면 당근마켓에서 내부적으로 이를 확인하고 아이디를 막는다. 

하지만 이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범죄를 사전 차단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이용자는 "당근마켓은 동네 사람끼리 거래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음란 메시지 등 이상한 구매자나 판매자를 만날 경우 같은 동네 사람이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불안감에 더 무섭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이용자도 "범죄자가 거래를 사칭해 내 집주소를 알게 된다면 그만큼 무서운 일이 어디있겠느냐"고 말했다.

당근마켓 관계자 역시 "이용자 수가 늘면서 성희롱 관련 신고 접수도 덩달아 늘어났다"면서 이를 인정했다. 다만 해당 관계자는 "신고된 사용자는 운영 정책에 따라 신속하게 강제 로그아웃 및 영구 차단 등의 이용 제한 조치가 가해진다. 이용 중지된 사용자는 같은 전화 번호로 재가입이 불가능하며, 다른 전화 번호로 가입을 시도하는 경우에도 동일한 사용자임을 판별해 가입 즉시 차단하는 등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갖추고 있으며, 필요시 수사기관 신고 연계 등의 조치와 더불어 수사에도 적극 협조할 방침이다. 앞으로도 당근마켓은 기술 고도화를 통해 동네 이웃간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하고 건강한 거래 환경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박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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