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6월 2025

금값, 미국 CPI 둔화와 미·중 무역 기대감 속 안정세 유지

금값이 이번 주 중반 상승세를 보이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낮게 발표된 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으로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5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4%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인 2.5%를 소폭 밑돌았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1%로, 전망치였던 0.2%보다 낮았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과 같은 2.8%를 기록해, 예상됐던 2.9%에 미치지 못했다. 월간 기준으로도 근원 CPI는 0.1% 상승에 그치며, 0.3%를 예상한 시장 전망과의 차이가 컸다.

이처럼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가 커졌고, 이는 이자 수익이 없는 자산인 금에 대한 매수세를 자극했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SNS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통해 “시진핑 주석과의 최종 승인만 남았다”며 “중국과의 합의가 완료됐다”고 밝히면서 금값 상승을 지지하는 또 다른 요인이 되었다. 그는 “우리는 55%의 관세를 받고, 중국은 10%를 받게 될 것”이라고 언급해 시장의 낙관론을 자극했다.

트럼프의 발언은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자극하며 일부 안전 자산 수요를 낮췄지만, 금값을 하락세로 끌어내릴 정도는 아니었다. 특히 그는 “나는 약한 합의에는 서명하지 않겠다”고 덧붙여 미·중 무역협상이 실질적인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하지만 금 가격은 상승 폭이 제한된 채로 움직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둔화와 금리 정책 변화 가능성을 주시하면서 미·중 관계 개선에 따른 긍정적 요인과의 균형을 모색 중이다.

시장에서는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6월과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9월에는 56.3% 확률로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반영되고 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희토류 수출 제한 해제를 포함한 무역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의 공급망 부담을 일부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희토류는 반도체, 전기차, 국방장비 등 첨단 산업과 친환경 에너지 기술에서 핵심적인 자원이다.

오는 목요일에는 미국의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될 예정이며, 이 역시 생산자 수준에서의 물가 상승 여부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가 될 전망이다.

기술적 분석: XAU/USD, 3,340달러 근처에서 안정세

기술적 측면에서 금값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발표 이후 수요일 한때 온스당 3,350달러를 돌파했지만, 트럼프의 발언 이후 다시 3,340달러 수준으로 조정됐다.

상단 저항선은 심리적 경계인 3,350달러 근방에서 형성되고 있으며, 이를 돌파할 경우 지난 금요일 고점인 약 3,375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는 여지가 열릴 수 있다. 이후에도 매수세가 강화되면 3,400달러를 넘어 4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 3,500달러를 향한 움직임도 가능하다.

다만, 상대강도지수(RSI)는 일간 차트에서 50 부근의 중립 구간에서 횡보 중이며, 이는 시장 참여자들의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다.

하방 지지선은 20일 단순이동평균(SMA)인 3,310달러에서 시작되며, 이후 심리적 지지선인 3,300달러와 1월부터 4월까지 상승 폭의 23.6% 피보나치 되돌림 수준인 3,291달러가 뒤따른다.

추가 하락 시에는 50일 SMA인 3,275달러가 다음 지지선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대칭 삼각형 패턴의 하단부인 3,240달러도 중요한 기술적 지지선으로 고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