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그룹, 베트남에 15억 달러 규모 초호화 골프 리조트 착공

미국 트럼프 그룹이 베트남 수도 하노이 인근에 15억 달러 규모의 초호화 주거단지 및 골프 리조트 건설을 공식 시작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총 세 개의 18홀 골프장을 포함하며, 베트남 정부의 승인을 받은 이후 본격 추진된다.
착공식은 5월 22일(수), 팜 민 찐 베트남 총리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들 에릭 트럼프가 공동으로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 리조트는 하노이 남쪽 홍강 인근 흥옌 지역에 위치하며, 총 면적은 약 990헥타르(2,446에이커)에 달한다. 완공 목표 시점은 2027년 말이다.
찐 총리는 착공식에서 “에릭 트럼프의 이번 방문이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데 동기를 부여했다”며 “지방 정부가 최대한의 행정적 지원을 제공해 예정대로 완공될 수 있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에릭 트럼프는 이날 “이 프로젝트는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최고의 개발이 될 것”이라며, 현지 파트너인 부동산 개발사 킨박 시티(Kinhbac City)를 높이 평가하고 “앞으로도 자주 베트남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그룹의 부사장으로, 다음 날인 목요일에는 호찌민시 당국자들과 만나 남부 경제 중심지에 고층 빌딩을 세우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협력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10월 발표된 공동 성명에 따르면 “프로젝트는 5성급 호텔, 국제 대회 수준의 골프 코스, 고급 주거 단지 및 최고급 부대시설 개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흥미롭게도 이번 착공은 미국과 베트남 간의 무역 관계가 민감한 시점에 이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 ‘해방의 날’이라 명명된 글로벌 관세 계획을 발표하며 베트남산 제품에 최대 46%의 고율 관세를 예고했다. 하지만 이후 90일 유예를 결정하면서 베트남 정부와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베트남은 현재 무역 협상을 위해 워싱턴에 대표단을 파견했으며, 미국 측 요구에 따라 일부 관세 인하, 비관세 장벽 완화, 위조 및 불공정 무역 행위 단속 강화, 그리고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스타링크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베트남에 도입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는 방안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그룹과 현지 당국은 흥옌 지역 골프장 프로젝트의 신속한 승인 과정을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토지 수용에 따른 보상 문제에 우려를 나타냈다. 현지 농민 하 녜 손(61)은 “정부가 토지를 수용할 때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찐 총리는 “지역 주민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재차 약속했다.
트럼프 그룹은 현재 인도네시아부터 중동까지 다양한 국가에서 고급 골프 리조트를 운영하거나 개발 중에 있으며, 이번 베트남 프로젝트는 아시아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